증례
76세 남자 환자가 일차 의료 기관에서 안과 수술 전 시행한 심전도상 빈번한 심실 기외 수축이 관찰되어 외래를 방문하였다. 내원시 지참한 심전도상 심실 기외 수축이 bigeminy로 관찰되었다. 환자는 고혈압으로 투약 중이며 혈압은 잘 조절 되고 있었다. 사회력상 흡연력이나 음주력은 없었다. 문진에서 흉통, 호흡곤란, 어지러움 등의 동반 증상은 없었고, 신체 검진상 심음은 불규칙 하였으나 심잡음이나 호흡음에 이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진단 및 처방
심전도상 맥박수는 72회이었으나 심실 기외 수축이 bigeminy 형태로 관찰되었다. 심장 초음파는 좌심실 구혈률은 66%로 정상이었고 경증의 심실 비대 소견이 관찰되었다. 운동부하 검사상 허혈등의 특이 소견은 없었고 stage 3~4단계에서 심실 기외 수축은 억제 되었고 회복 시기에 다시 심실 기외 수축이 관찰되었다. 홀터 검사에서는 심실 기외 수축이 36%로 기록되었고 모두 bigeminy 형태였으며 심실 빈맥등의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치료 경과
환자는 뚜렷한 증상을 호소하지는 않지만 홀터 검사상 심실 기외 수축이 36%나 관찰되어 베타 차단제인 bisoprolol을 사용하였다. 용량 증량 후에도 외래 방문 시 시행한 심전도상 여전히 심실 기외 수축이 bigeminy로 관찰되어, verapamil로 약제 변경하였다. 하지만 약제 변경 후 시행한 홀터 검사에서 여전히 심실 기외 수축이 39%로 관찰되어 Class Ic 중에서 리트모놈 SR 325mg을 매일 두 차례씩 복용하도록 처방하였다.

결과
환자는 리트모놈 SR 약제 변경 투약 2개월후에 홀터 검사를 실시하였다. 이전 홀터 검사에서는 빈번하게 관찰되던 심실 기외 수축이 1% 미만으로 급감하였다. 객관적인 지표 뿐만 아니라 임상 증상 또한 호전 되었는데, 치료 전에는 무증상이라고 생각했으나 심실 기외 수축이 감소되면서 운동 능력이 현저히 향상되어 이전에는 환자가 미쳐 인식하지 못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고찰
본 증례는 고혈압 이외 특이 위험 인자가 없는 빈번한 심실 기외 수축을 가진 환자에서 Class Ic약물인 리트모놈 SR를 투약하여 리듬을 조절한 경우이다.
빈번한 심실 기외 수축이 관찰되는 환자의 치료는 기저 질환 및 증상 유무를 바탕으로 결정한다. 심근경색이나 심부전 등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에 이를 치료 함으로써 심실 기외 수축의 빈도를 줄이고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심실 기외 수축의 치료 결정하기 전에 심장 초음파를 시행하여 구조적 심질환의 유무를 판별하는 것이 예후를 예측하고 약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정상 심장에서 관찰되는 심실 기외 수축도 여러 연구에서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하고 있다. 하지만 심실 기외 수축을 억제한다고 해서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명백한 증거는 제시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거나 심실 기외 수축에 의한 심근병증이 발생한 경우에 치료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서 증상이 없더라도 높은 BMI, 고혈압, 고령 및 관상동맥 질환등과 함께 심부전의 교정 가능한 위험 인자 중의 하나로 생각되고 있다. 특히, 심실 기외 수축에 의한 증상이 오히려 없거나 interpolated 형태인 경우, 본 증례의 환자처럼 홀터검사에서 >24% 이상으로 매우 빈번한 경우에 심근 병증 발생이 높아질 수 있음을 제시 하였다. 최근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에서 심실 기외 수축의 percentage가 심부전을 예측하는 데 있어서 매우 specific함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본 증례의 환자처럼 증상은 비교적 뚜렷하지 않지만 홀터검사상 매우 빈번한 심실 기외 수축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심실 기외 수축을 억제하거나 증상을 조절 하기 위하여 일차적으로 베타 차단제나 칼슘 채널 차단제를 사용할 수 있다. 일차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본 증례와 같이 리트모놈 SR과 같은 Class Ic 항부정맥제를 사용할 수 있다. Class Ic 항부정맥제는 실심 기외 수축을 억제하는 데 있어서 매우 효과적이지만 관상동맥질환이나 구조적 심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사용하게 되면 오히려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선택 시 주의를 요한다. 마지막 단계로 전극 도자 절제술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최근 3D mapping system을 사용하면서 근치적인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국내에서도 심실 조기 수축으로 인한 심구혈률이 50%이하 이고, 2개월 이상의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2개월 이상의 간격을 두고 시행한 홀터 검사에서 심실 기외 수축의 부담이 15%이상인 경우에 보험인정을 해주고 있다.